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기 전 자본금이 건설업등록기준에 미달한 경우(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7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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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의

이 판례는 건설업자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경우, 이미 발생한 자본금 등록기준 미달 사유가 건설업 등록 말소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진행 중이라면 자본금 미달이 회생절차 개시 전후 언제 발생했는지와 관계없이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결정은 회생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건설업 등록 말소로 인해 회생절차가 무산되어 이해관계인 전체의 이익 보호를 훼손하지 않도록 한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 사실관계

  • 원고 세◑산업개발 주식회사는 2004년 토목건축공사업 등록을 마치고 영업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2008. 12. 31. 기준으로 건설업 등록기준인 자본금 12억 원에 미달하여 2010. 11. 15. 피고 도지사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 처분(2010.12.1.~2011.2.28.)을 받은 바 있다.
  • 원고는 이후 경영난으로 2013. 4. 3.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하였고, 같은 달 30일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 2012년도 종합건설업 실태조사에서, 원고가 2011. 12. 31. 기준 자본금 요건 미달 업체로 확인되었다. 이에 2013. 5. 14. 피고는 의견청취 및 청문 절차를 통보하며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회생절차가 진행 중임을 이유로 선처를 요청하였다.
  • 그러나 피고는 2013. 7. 30. 원고에게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의 등록기준 미달(자본금)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9조의2에 따른 일시적인 등록기준미달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회신함과 동시에 소명자료를 2013. 8. 30.까지 제출할 것을 통지하였다.
  • 원고가 회생절차개시결정문 이외에 다른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2013. 9. 4. 청문을 통지하고 2013. 10. 8. 청문을 개최한 뒤, 2013. 10. 17. 원고에 대하여 건설업 등록말소처분을 하였다.
  •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령으로 예비적으로 구 건설산업기본법(2012. 6. 1. 개정 전) 제83조 제3호를 주장하고 있다. 동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10조에 따른 건설업의 등록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있는 경우. 다만, 일시적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3. 원고 및 피고의 주장

  • 원고의 주장
    • 2013. 4. 30.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아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9조의2 제3호 가목에 따라 일시적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를 부정하고 이루어진 피고의 건설업 등록말소처분은 위법하다.
    •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전한 건설산업 질서를, 채무자회생법은 채무자의 회생을 목적으로 하는데, 본 처분은 공익보다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불이익이 훨씬 크므로, 이 사건 처분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는 등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고 행정편의주의적인 처분으로 위법하다.
    • 원고는 회생절차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다수의 공사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였고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서 발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회생절차를 통한 기업 갱생에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으므로, 이러한 불이익 역시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피고의 주장
    • 회생절차 개시 전에 이미 자본금 미달이라는 처분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9조의2에 따른 일시적 등록기준 미달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4. 쟁점

  1.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이미 자본금 등록기준 미달 사유가 발생한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9조의2 제3호 가목의 법원이 회생절차의 개시의 결정을 하고 그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라는 일시적 등록기준 미달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가?
  2.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건설업 등록 말소 처분을 할 수 있는지, 또는 회생절차 진행 중이라는 사정을 이유로 처분을 유예하거나 배제해야 하는지?
  3.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입찰 제한, 회생 곤란 등)이 피고가 달성하려는 공익(부실공사 방지, 건설산업 건전성 확보)보다 현저히 큰 경우, 피고의 건설업 등록 말소처분이 과잉금지원칙 위반 또는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가?

5. 관련법령

  • 구 건설산업기본법(2012.6.1.법률 제114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 : 건설업의 등록말소 등
  •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2조의2 : 일시적인 등록기준미달
  • 건설산업기본법 제13조 : 건설업 등록의 결격사유
  •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40조 : 공동도급 등에 관한 지도
  •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42조 : 준수사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조 : 회생절차개시의 신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0조 : 감독행정청에의 통지 등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조 : 회생절차개시신청의 기각사유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9조 : 회생절차개시의 결정

6. 법원의 판단

  • 제1심 법원(대구지방법원 2014. 5. 23 선고 2013구합2794 판결)
  • 첫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 여부는 처분 시점이 아니라 위반사유 발생 시점 2011. 12. 31. 의 법령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 2012. 6. 1. 개정으로 신설된 제83조 제3호의3(개정규정)은 종전 규정보다 불리하고, 별도의 경과규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은 처분 시점이 아니라 위반사유 발생 시점에 시행된 종전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3호 본문은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하면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회생절차 개시결정 후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법령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1. 회생절차 개시 후에는 회사의 경영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권한이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에게 전속하게 되는 점
  2. 회생 중에는 일시적으로 자본금이 미달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 건설업등록말소 등의 제재적 처분을 하는 것은 회생절차의 목적에 반하는 점
  3. 그러나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자본금 미달 사유가 발생한 경우까지 예외로 인정하면 탈법적 이용과 부당한 차별을 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점
  4. 처분사유의 발생을 뒤늦게 알게 되어 처분시기가 늦어졌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는 점
  5.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에 이미 자본금 등록기준 미달 사유가 발생한 경우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 두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 구 건설업관리지침은 행정청 내부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효력이 없다. 따라서 처분이 지침에 부합한다고 해서 당연히 적법한 것은 아니나, 헌법·법률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지 않은 이상 재량권 남용은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 재량권 남용 여부는 위반행위, 법령 취지, 공익 목적, 개인 불이익을 비교·형량해 판단하여야 한다.
    •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ㆍ남용하였다거나 행정편의주의적인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1. 건설산업기본법은 부실공사 예방과 안전 확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해 등록기준을 두고, 미달 시 제재할 수 있다.
  2. 세◑산업개발 주식회사는 과거에도 자본금 미달로 제재를 받았고 이후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3. 원고는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3호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79조의2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다.
  4. 등록말소 처분을 받아도 기존 도급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
  5. 이 사건 처분은 법위반자에 대한 제재기준을 정한 피고의 내부준칙인 구 건설업관리지침에 부합하고, 위 관리지침상의 기준이 특별히 불합리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한다.
  • 원심 법원(대구고등법원 2015. 1. 9 선고 2014누4918 판결)
    •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3호와 시행령 제79조의2 제3호 가목의 예외사유(회생절차 진행 중)는 회생절차 개시 후 자본금 미달이 발생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 따라서 회생절차 개시 전에 이미 자본금 미달 사유가 발생한 경우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 제재적 행정처분은 원칙적으로 위반사유 발생 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하며, 특별한 경과규정이 없는 한 처분 시점의 유리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있더라도, 부실공사 방지·안전 확보라는 공익, 과거 위반 전력, 자본금 미달 상태, 관련 법령과 지침 등을 종합할 때 이번 처분이 과도하거나 위법하다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 대법원(2015. 5. 28 선고 2015두37099 판결)
    •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건설업자는 법원의 관리·감독 하에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고, 자본금 기준 미달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므로, 등록말소 예외사유로 인정된다.
    • 시행령 조항은 문언상 회생절차 진행 사실 자체를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말소사유인 자본금 기준에 미달한 사실과 예외사유의 시간적 선후관계에 관하여 명시하고 있지 아니한 점
    • 건설업자가 건설업 등록말소를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그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하다고 보아 이를 기각할 수 있으므로(제42조 제2호), 회생절차가 등록 말소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크지 아니한 점
    • 회생절차 개시결정과 자본금 기준 미달사실 발생의 선후관계에 따라 등록 말소 여부를 달리 보아야 하거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적용 범위를 그 문언보다 좁게 해석하여야 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 건설업 등록이 말소되면 영업이 불가능해져 회생절차가 무산되므로, 시행령 조항은 자본금 미달 시점이 회생절차 개시 전후인지와 상관없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면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원심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자본금 미달만 예외로 인정된다고 보아 이번 사건을 예외에서 제외했으나, 이는 시행령 조항의 적용 범위를 잘못 해석한 법리 오해로 위법하다.
    • 따라서 대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전후를 불문하고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였다.

7. 검토의견

이 판례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건설업자가 이미 자본금 등록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그 사정이 건설업 등록 말소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법원은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진행 중이라면 자본금 미달이 회생절차 개시 전후 언제 발생했는지와 관계없이 예외사유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회생절차가 형식적인 요건에 막혀 실효성을 잃지 않도록 보장한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회생절차를 통해 채무자의 사업을 존속시키고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함께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 건설업 등록 말소가 곧바로 회생절차의 좌절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의 해석은 회생제도의 목적과 건설산업 규제의 조화를 꾀한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