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채권자의 회생절차 신청 적부(대법원 2014. 4. 29. 선고 2014마244)
1. 의의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이란, 법원에 대하여 “이 회사에 대해 회생절차를 시작해 달라”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회생절차는 기업이 부실화 되었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주주·회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기업을 정상화하는 제도이므로, 신청을 통해 법원이 개시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누가 신청권을 가지는지가 중요한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채무자뿐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채권자나 주주 등에게도 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 예컨대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신청할 수 있다. 결국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은 채무자 또는 이해관계인이 기업의 존속을 위해 법원의 절차 개시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2. 사실관계
주식회사 ○○○는 자본금 200억 원가량(보통주 2,000,916주, 액면가 1주당 1만 원)의 주식회사였다. 이 회사의 근로자들 가운데 일부는 임금, 수당,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고, 그 미지급액은 회사 자본금의 10분의 1을 초과하였다. 이에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임금·퇴직금 채권을 근거로 하여 회사에 대해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제기하였다.
3. 원고 및 피고의 주장
원고: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의 관리인 소외인
자신들은 채무자 회사로부터 임금·수당·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권자이다.
그 채권액은 회사 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제1호 (가)목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므로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할 수 있다.
피고: 재항고인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1인)
임금·퇴직금 채권은 회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수시 변제되어야 하는 공익채권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에게는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이 인정될 수 없다.
즉, 근로자들의 이번 신청은 성실하지 못한 신청에 해당되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4.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9. 6.자 2013회합142 결정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를 개시하고, 채무자 회사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채무자 회사 이사의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법 제50조 제1항, 제74조 제1항·제2항에 따라 소외 1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며,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 목록의 제출기간, 회생채권·회생담보권·주식의 신고기간, 회생채권·회생담보권의 조사기간, 제1회 관계인집회기일에 관하여는 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서울고등법원 2014. 1. 24.자 2013라1595 결정
신청인의 신청은 이유 있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를 개시할 것인바, 제1심 결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 사건 항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5.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주식회사에 대한 임금·퇴직금 채권자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제1호 (가)목이 정한 요건(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 보유)을 충족하면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이다. 구체적으로는, 임금·퇴직금과 같은 채권이 공익채권이라는 점이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을 제한하는 사유가 되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6. 관련법령
제34조(회생절차개시의 신청)
①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채무자는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할 수 있다.
1.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
2.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
② 제1항제2호의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당해 각호의 각목에서 정하는 자도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할 수 있다.
1. 채무자가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인 때
가. 자본의 10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나. 자본의 10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가진 주주ㆍ지분권자
2. 채무자가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가 아닌 때
가. 5천만원 이상의 금액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나. 합명회사ㆍ합자회사 그 밖의 법인 또는 이에 준하는 자에 대하여는 출자총액의 10분의 1이상의 출자지분을 가진 지분권자
③ 법원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채권자ㆍ주주ㆍ지분권자가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경영 및 재산상태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7. 법원의 판단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34조 제2항 제1호 (가)목은 ‘주식회사인 채무자에 대하여 자본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는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여기에 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한편, 임금·퇴직금 등의 채권자에게도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회생절차를 통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할 이익이 있고, 개별적인 강제집행절차 대신 회생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주식회사인 채무자에 대한 임금·퇴직금 등의 채권자도 법 제34조 제2항 제1호 (가)목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이상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그 임금 등의 채권이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이라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8. 검토의견
이 판례는 임금·퇴직금 채권자가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법원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조의 규정에 따라, 공익채권자인 임금·퇴직금 채권자가 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하면 회생절차개시 신청권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공익채권이라고 하여 회생절차 신청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회생절차를 통해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높이고 공익채권의 실현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판례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권의 범위를 넓히며, 근로자 등의 권리 보호와 기업 회생의 실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